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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사회에서 광고/사진의 기능과 시각의 특권화

by 와라 posted Dec 08, 2008 Views 10336 Likes 0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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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본주의 사회에서 광고/사진의 기능과 시각의 특권화


광고와 사진을 구분하지 않고 ‘광고/사진’으로 묶어 쓴 것은 광고와 사진의 이중적 관계 의미를 제시하기 위해서이다. 첫째로 광고/사진은 광고가 사진으로 만들어졌다는 의미이다. 둘째로 광고/사진은 광고라고 명명되지 않는 사진조차도 자본주의 체제의 광고로 기능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는 사진이 현실이 아닌 이미지를 체험하도록 함으로써 현실을 대체하고 내부의 불만을 은폐하는 자본주의의 첨병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라이프>지는 광고로 수익을 창출하고 나머지 공간에는 사진을 보여주는 잡지가 아니라 잡지 전체가 (이중의 의미에서)광고로 기능하고 있다.




   수잔 손탁에 따르면 자본주의 사회는 “이미지에 기초하고 있는 문화”를 필요로 한다. 또한 “자본주의 사회는 구매를 자극하고, 계급․인종 그리고 성별의 차이에서 오는 상처를 마비시키기 위해 엄청난 양의 여흥이 공급되어야 할 필요성”을 지닌다. 자본주의 사회는 그 구성원들을 소비주체로 호명하기 위해 “이미지에 기초한 문화”를 필요로 한다. 자본주의가 유지되고 운영되기 위해서는 상품이 소비되어야 한다. 소비는 상품 생산의 목적이자 전제이다. 보드리야르의 말처럼 소비는 “향유의 기능이 아니라 생산의 기능이며, 따라서 물질의 생산과 마찬가지로 개인적 기능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또 전면적으로 집단적인 기능”이다.(보드리야르, 소비의 사회)

  이미지에 기초한 문화는 자본주의 사회에 속한 개인들을 소비주체로 호명하는 가장 중요한 방식을 제공한다. 광고가 그것이다. 광고는 단순히 상품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한 도구가 아니다. 우리가 태어날 때 아무것도 없이 태어나지만 삶을 연명하기 위해 의․식․주를 필요로 하듯 자본주의 사회는 광고 없이 태어났지만 자신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 광고를 필요로 한다. 자본의 이윤율 저하는 필연적인 것이며, 이윤율 저하에 따른 자본의 위기를 끊임없이 유예시키기 위해서는 필요에 의한 소비를 넘어 필요 없는 소비를 필요한 것으로 만들어내야 한다. 즉, 자본은 자신의 유지를 위해 욕망을 발명해야 한다. 광고는 욕망을 발명하는 장치이다. 광고는 자본을 유지시키는 양식이며 삶 그 자체이다.

  존 버거는 기존의 신문․잡지와는 다르게 기사가 아닌 사진을 전면에 내새우며 등장한 <라이프>지의 창간에 대해 언급하며 광고/사진의 자본주의적 기능을 포착해 내고 있다. 


“최초의 대중 매체로서의 잡지가 1936년 미국에서 창간되었다. <라이프>지가 세상에 나오게 된 것에는 적어도 두 가지가 예언적인 것이었는데, 그 예언은 전후의 텔레비전 시대에 이르러 완전하게 실현되게 되어 있는 것이었다. 이
새로운 사진 잡지는 그것의 판매가 아니라 거기에 실리는 광고를 통해 얻는 수익으로 재정을 충당했다. 그것에 실려 있는 영상들의 3분의 1이 광고였던 것이다. 두 번째의 예언은 그것의 제목에 있었다. 이것은 두 가지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은 그 안에 실려 있는 사진들이 삶에 대한 것임을 의미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그 이상을, 즉 이 사진들이 바로 삶 그 자체임을 약속하고 있는 듯 여겨지기도 하는 것이다.”(존 버거, 사진술의 이용-수잔 손탁을 위하여) 


  <라이프>지 창간이 보여준 첫 번째 예언은 상품이 스스로의 역할을 판매되기 이전에 완성하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상품의 역할은 시장에 나가 판매되어 생산자에게 수익을 보장 하고, 이후에 자신을 재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 것이다. <라이프>지는 자신의 상품으로써의 역할을 판매되기 전에 완수한다. 시장에 나가기 전에 광고주들로부터 잡지의 생산자에게 수익을 보장하면서 동시에 자신을 재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진다. 따라서 잡지는 더 이상 판매되지 않아도 된다. 잡지는 단지 널리 배포되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쳐다 볼 수 있게만 하면 되는 것이다. 물론 <라이프>지는 광고/사진이라는 형식으로 자본주의가 가진 욕망의 틈새에 기생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형태의 상품으로 존재할 수 있다. 모든 상품 중 오직 광고/사진만이 그렇게 존재할 수 있다. 이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광고/사진이 놓여 있는 특수한 위치를 잘 보여준다. 이렇게 해서
본다는 것은 현대사회의, 특히 자본주의 사회의 특권화된 지각 방식으로 자리 잡는다.

존 버거의 광고에 대한 다음과 같이 언급은 광고/사진의 두 번째 예언적인 것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광고란 언제나 미래의 구매자에 대한 것이다. 그것은 구매자에게 그 제품이나 기회를 얻어서 매력적으로 된 그들 자신의 이미지를 제시한다. 구매자는 그 이미지에 의하여 가능성으로서의 자기 자신을 부러워한다. 그러나 대체 무엇이 가능성으로서의 자기 자신에 대한 부러움을 갖게 하는 것일까? 그것은 타인의 부러움이다.
광고는 실은 물건에 대한 것이 아니라 사회관계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존 버거, 이미지way of seeing) 


  그는 광고/사진이 삶에 대하여 말하는 것을 넘어 삶 자체가 된다고 말한다. 그것은 광고/사진이 삶의 재-현
re-presentation을 넘어 삶을 구성하는 역할을 한다는 말이다. 우리는 광고/사진을 ‘보여지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 광고/사진은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보고 있는 것’이다. ‘보여지는 것’은 언제나 ‘보는 방식way of seeing'에 의해 구성된다. 따라서 우리가 광고/사진을 보고 있다는 것은 착각이며, 오히려 광고/사진이 우리를 보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광고/사진을 통해 우리는 응시당하고 있으며,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비 주체로 호명당하고 있는 것이다.

  잡지는 광고/사진을 싣고, 그것을 통해 사람들의 욕망을 자극한다. 욕망은 타인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싶다는 사회관계의 반영물이다. 사람들은 이 욕망을 투사해 자신을, 나아가 현실을 구성한다. 이렇게 구성된 현실에서 더 이상 나는 자발적 정체성의 산물이 아니라 광고/사진의 응시를 통해 만들어진 소비 주체일 뿐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비주체의 삶은 그렇게 시작한다. 


“[라이프지] 창간호의 맨 앞에 실린 사진이 바로 이러한 모호성을 자극하고 있는 그러한 것이었다. 그것은 갓 태어난 아기를 보여 주고 있었던 것이다. 그 밑에 사진 설명은 다음과 같았다. ‘삶이 시작되다…….’”(존 버거, 사진술의 이용-수잔 손탁을 위하여) 


  자본주의 사회에서 광고/사진과 같은 영상매체를 통해 호명된 소비주체는 상품이 만들어낸 욕망의 총체이다. 달리말해 주체는 응시하는 이미지들의 효과들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손탁은 “사진은 비록 현실을 소유할 수 없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이미지는 소유할 수 있게” 만든다고 말한다. 응시하는 이미지들의 효과로 만들어진 주체는 현실과는 분리된 채 이미지의 자전 속으로 함몰된다. 이미지는 자본주의의 욕망을 광고하고 모순을 은폐함으로써 그것을 유지시키는 기능을 한다.
 

  존
버거의 광고에 대한 논의는 그만의 독창적인 것이 아니다. 그가 “광고는 실은 물건에 대한 것이 아니라 사회관계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할 때 이는 기 드보르의 스펙타클에 대한 논의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존 버거 이전에 드보르는 이미 “스펙타클은 이미지들의 집합이 아니라, 이미지들에 의해 매개된, 사람들 간의 사회적 관계”라고 선언했다. 또한 그는 “스펙타클은 생산과 그 당연한 결과인 소비에서 이미 이루어진 선택에 대한, 편재하는 긍정”이라고 말하며, 이미지가 어떻게 개인들을 자본주의 사회의 소비주체로 호명하는지 보여주고 있다.(드보르, 스펙타클의 사회)

  드보르의 스펙타클에 대한 논의에서 가장 통찰력 있는 부분은 마르크스의 논의를 따라 교환가치의 유통과정에서 사라지는 가치의 측면을 스펙타클로 설명해 내는 지점이다. 


마르크스는 교환가치와 가치를 구분한다. 맑스는 『자본론』 1권 상품장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한 상품의 가치는 자신의 교환가치가 주어져야만 독립적인 표현을 얻게 된다. 이 장[상품장]의 첫부분에서 우리는 보통 말한는 방식에 따라 상품은 사용가치임과 동시에 교환가치라고 말했지만, 이것은 엄밀히 말하면 옳지 않다. 상품은 사용가치임과 동시에 가치인 것이다. 상품은, 자기의 가치가 자기의 현물형태와는 구별되는 하나의 독특한 표현형태(즉, 교환가치)를 가지게 될 때, 그 이중성을 드러낸다.”(강조는 필자) 현실에서는 교환이 이루어질 때 교환가치만이 드러나기 때문에 교환가치가 가치를 담보하고 있다는 착각이 발생한다. 교환가치는 가치를 체현할 때 비로소 자신의 역할을 완수할 수 있지만 상품의 유통과정은 가치를 배제한 채 이루어진다.


“교환가치는 사용가치의 담지자로서만 발생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자신의 무기들을 수단으로 한 교환가치의 승리는 그것의 자립적 지배를 위한 조건들을 창출했다. 모든 인간적 용도를 동원하고 그것의 충족에 대한 독점을 구축함으로써, 교환가치는 마침내 지도적 용도가 되었다. … 스펙타클은 … 화폐의 현대적 보완물이다. 스펙타클은 사람들이 단지 바라보기만 하는 화폐인데, 왜냐하면 스펙타클 속에서 사용의 총체성은 이미 추상적 표상의 총체성과 교환되어 있기 때문이다. 스펙타클은 사이비 사용의 종복일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이미 삶의 사이비 사용이기도 하다.”(드보르, 스펙타클의 사회)



  데이비드 하비는 이와 같은 가치와 교환가치의 괴리가 심해져 나타나는 사회적 위기를 “재현의 위기”라고 불렀다. 재현의 위기는 ‘스펙타클의 사회’에서 시각이 특권화 됨에 따라 더욱 증폭된다. 


“스펙터클의 역할이란 더 이상 직접 인지할 수 없는 세상을 다양하게 전문화된 매개체를 통해
보여지게끔 하는 것이므로 시각이라는 인간 감각을 예전 촉각이 차지했던 특권적 지위로 격상해야 한다는 사실은 필연적이다. 당연히 감각들 중 가장 추상적인 것, 가장 속기 쉬운 감각인 시각이 오늘날 사회의 일반화된 추상화에 가장 쉽게 부합한다.”(드보르, 스펙타클의 사회) 


  시각의 특권화와 더불어 그의 말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추상적이고, 가장 속기 쉬운 감각인 시각’이 오늘날 사회의 일반화된 추상화에 가장 쉽게 부합한다고 말하는 지점이다. 시각은 비가시적인 것을 가시화 시키는 것이 아니라 비가시적인 것을 배제하고 은폐한다. 그것은 비가시적인 구조적 폭력과 착취의 현실을 은폐한다. 


“스펙타클 속에서는 세계의 일부가 세계에 대해 그 자신을 표상하며 세계보다 우위에 서게 된다.”(드보르, 스펙타클의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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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꿈은 한량이다. 하지만 일단은 공부라는 걸 하고 있다. 그래도 꿈이 한량인만큼 너무 열심히 하지 않으려고 노력중이다. 요컨대 나는 너무 많은 것을 알지 않기 위해 노력중이라는 거다. 이 우주가 무엇을 위해 있고, 또 왜 이곳에 있는지를 누군가가 정확하게 알아낸다면, 그 순간 이 우주는 당장 사라져버리고 그 대신 더욱 기괴하고 더욱 설명 불가능한 우주로 대체된다고 주장하는 이론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일이 이미 벌어졌다고 주장하는 급진적인 이론도 있다. 
나는 그 이론을 믿는다. 나 때문에 세상이 더 복잡해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래서 나는 공부를 너무 열심히 하지 않는다.) 이미 세상은 상식이 통하지 않을 정도로 충분히 복잡하니까. (순전히 내 추측이긴하지만, 2007년 12월쯤에 누군가 너무 많은 것을 정확하게 알아낸 것 같다.) 
하여튼, 나는 가능하면 용산참사 같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그래서 나는 한량처럼 공부하며, 너무 많은 것을 알지 않기 위해 노력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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