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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노미적 타살' 부추기는 비정규직법 개악

by 김성윤 posted Dec 03, 2008 Views 10962 Likes 0 Replies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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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1000_35hoi.jpg요즘 정부는 내년 7월쯤 100만 비정규직이 해고 당할 만한 상황이 임박했다고 이데올로기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어지는 논리는 '그러므로 비정규직 사용기간을 현행 2년에서 4년으로 늘려야 한다"는 것. 이에 대해 민주노총은 입법 추이를 지켜보면서 투쟁의 수위를 가늠하고 있고, 한국노총마저도 지난 대선 때 한나라당과 맺었던 공조를 포기라도 할 분위기이다.


미친소 수입 허용하더니, 사실 그 이유는 이미 미쳐서 그랬던 모양이다. mb정부가 돌리고 있는 '악마의 맷돌'은 '천인혈'로 '금준미주'를 빚어내고 있다. 이 문제의 핵심은 단순히 정부가 노사정 합의의 틀을 깨버렸다는 데 있지 않다. 정부가 반노동적이었던 게 어디 하루이틀 일인가. 게다가 mb정권에 그런 걸 기대한다는 거 자체가 애당초 무리다.


비정규직 사용기간을 4년으로 늘리면 어떻게 될까. 별로 어렵지 않다. 사업장 규모별로 천차만별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 정규직 노동자들의 평균 근속년수는 4.5년이다. 그마저도 여성의 경우엔 4년이다. 여기서 퉁쳐보자. 품격 없기로 소문난 한국의 자본가들이 신규 채용시에 정규직을 뽑으려 할까. 당연지사, '아니올시다'이다. 어차피 4년 있으면 나갈 사람들인데 말이다. 절반만 돈 주면 되는 비정규직을 뽑는 게 순리다.


게다가 작년부터 시행된 비정규직법이 어떤 성과를 냈는지 아직 채 점검도 되지 않은 상태이다. 기간제 노동자를 중심으로 해서, 사용기간이 2년이 지나면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이 법령의 효과를 검증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머리만 조금 굴려보면 알 수 있다. 법 시행이 2년 지난 시점부터 논의해야 한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이 '돌+아이' 정권은 시행 1년만에 개악을 하겠다고 난리다. 나로서는 머리가 나빠서인지 딱 두 가지 이유 중 하나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아니면 다음의 두 가지 모두일 거다. (1)첫 번째 명확한 동기는 지금의 경제 위기 부담을 노동자들에게 전담시키기 위해서인 거다. 임금지출을 줄임으로써 기업 활동을 구제하려는 계산. (2)아니면/게다가, 정말 얘네들은 그 법이 비정규직을 보호하고 있다고 믿고 있는 거다. 자기들이 퍼뜨린 이데올로기에 자기 스스로가 속고 있는 형국이다.


03141893_20060401.jpg정말이지, 미친 쇠들. 부자들 감세(법인세, 상속세, 종합부동산세)한 거 효과가 연간 약 4조6천억. 앞으로 5년이면 23조원이다. 사람들은 걱정하고 있다. 이 극악한 부자 감세로 인해 2012년 경이면 정부 재정이 파탄날 것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정부는 걱정을 아예 안 하고 있는 눈치다. 왜냐? 비정규직법 개악으로 인해 비정규직 노동이 확대된다고 예상해보자. 정규직에 비해 비정규직이 받는 임금 수준은 약 50% 수준이다. 부자들을 위해 감세한 세수 부족분을 상쇄할 만하다.


물론, 이건 여러분의 이해를 돕도록 거칠게 추정한 것이다. 단기간 내에 모든 노동자들이 비정규직화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기업들의 임금 지출 축소분이 곧장 정부의 세입으로 연결된다는 보장도 없다. 그러나 바로 이러한 사실들이야말로 현 정권의 이론적 기반이 돌+아이에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만고땡하고 있지 않은가. '재정 어려워? 더 많이 착취하면 되지, 뭐.'


아, 이제 어떻게 하지? 답은 둘 중 하나인 것 같다. 프랑스나 일본이 답이다. 최근 프랑스에서 보듯이 최초고용계약제 따위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에 인민대중이 총궐기하여 저지하는 것, 아니면 일본 아키하바라에서처럼 묻지마 살인 사건을 한번 당한 다음에 대오각성하는 것.


akihabara.JPG아무래도 현실적으로는 프랑스의 경우가 답으로 나올 공산은 적어 보인다. 우리 시대 대중의 정서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부자 감세에 대해서는 민감하기는 하지만, 상대적으로 그에 준하는 비정규직법 개악에 대해서는 자기 자신만큼은 예외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심리로 무력화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지배계급의 초과 착취를 막을 수는 있을지언정, 경제 위기의 부담을 노동계급 스스로가 지게 되는 문제를 방지할 수는 없다(물론 감세에 저항하는 것이 현실화될 거라는 보장도 없기는 하다).


그렇다면, 노동계급의 사회적 삶이 파탄나는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인데... 대중들 사이에서는 계급 운운하는 것 자체가 금기시되어 있고, 그런 상황이라면 사회운동을 전개한다는 것도 MB퇴진 등의 구호로 연성화되기 십상이다. 그렇다면? 정말로 그렇다면? 아노미적 자살, 혹은 아노미적 타살(?)뿐이다. 정말로 길 가다가 내가 칼 맞을 수도 있는 일이다. 푹푹푹...


아... 갑자기 앞이 컴컴해지는 게 글을 맺기가 힘에 부치다. 노랫소리 높은 곳에 원성 또한 높다던데, 그 소리 과연 어느 쪽을 향하게 될지... 아, 맞다. 원래 우리 사회에선 소리 큰 사람이 이기는 거였지...

Who's 김성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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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사회연구소 연구원 및 운영위원입니다. 주전공은 사회학을 하고 있고 최근에는 플랫폼 자본주의, 도시재생과 민주주의 등의 주제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시간이 나는대로 연구소 홈페이지에 들러서 이용자 여러분들과 교감하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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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5'
  • ch
    childhood's 2008.12.04 03:40
    우리 시대 대중의 정서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부자 감세에 대해서는 민감하기는 하지만, 상대적으로 그에 준하는 비정규직법 개악에 대해서는 자기 자신만큼은 예외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심리로 무력화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
    도대체 왜일까요, 왜...
  • profile
    김성윤 2008.12.04 21:03
    childhood's님 반가워요. ^^ 그러게요. 현상적으로 그런 측면이 드러나는데, 계급적 상황에 대한 사고체계 자체가 체계적으로 혹은 비체계적으로 억제 내지는 왜곡돼서 그런 게 아닐까 싶은데... 참, 어려운 문제네요. ^^
  • ch
    childhood's 2008.12.04 23:43
    체계적-비체계적 억제와 왜곡의 과정...을 연구하는 것도 참 방대하고 재미있는 과제가 되겠군요 :-)
  • 시학
    시학 2009.03.17 18:00
    다른 분들이; 지적한 것 처럼 좋은 지적입니다만 그러면 어떻게 하면되는 지에 대한 해답이 언제나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정규직의 근속 년수는 6~ 7년 정도로 나와 있어요. 그리고 정규직 비정구직의 임금 격차는 단순 비교로 50% 정도 이지만 , 특성상의 비교로 들어가면 유노조 기업과 무노조 기업이 차이가 있는데, 전자가 임금 차이가 더 높게 나오고요. 격차는 8%~ 13% 정도 이라네요. 아래는 참조한 책입니다.
    제목 : 한국의 임금격차
    저 자 : 김주영, 조동훈, 이번송, 조준모, 이인재 출판일 : 2008-11-14
  • profile
    김성윤 2009.03.18 03:23
    물론 모두가 바라는 정답은 (프랑스보다 더 높은 수준의) 사회적 연대를 발휘해서 비정규직법 개악에 대해 저지투쟁하는 것이겠죠. 그런데 비정규직이 아닌 시민들이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과연 그런 연대를 도모할 지는 참... 난감합니다. 이게 정말 남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나의 문제이고, 설사 남의 문제라 하더라도 사회적 문제이기 때문에 내가 나서야 한다는 그런 감수성이 있어야 하는 건데 말이에요.
    그래서 일본처럼 아키하바라 묻지마 살인 사건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어보입니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뉴스에 보도되는 범죄 사건들(예컨대 연쇄살인이나 연쇄성폭행 등)을 보면 그런 식의 위기감을 더욱 자극하는 것 같아요. ㅠㅠ
    정규직 평균 근속년수가 6~7년이라는 통계가 있었군요. 마음 속에 잘 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작년 12월초에 비판사회학회 주최로 열렸던 비정규직법 관련 비상 토론회에서 4~5년이라고 들었는데요, 아마도 정규직이나 비정규직을 어떻게 조작적으로 정의내리느냐 하는 문제가 조사자들마다 일치하는 게 아니어서 참고해주신 문헌과 차이가 있었던 것 같네요.
    어쨌든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노조 유무에 따른 임금 격차 문제도 참 의미심장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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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미나 초보자를 위해서 써봤던 글이다. 발제만 해당되는 내용은 아니며, 글쓰기 전반에 적용된다.
    da
    우와~ 넘 좋은 자료네요~ 감사히 퍼가요~^^
    채은
    어디다 퍼가고 싶어도 퍼갈 데가 없어 복사해서 씁니다.좋은 자료라 글 남깁니다.
    Fe
    "비밀글입니다."
    의잉
    고맙습니다~ 스크랩해갈께요★
    첫방
    발제라는 말의 정의를 잘 몰라서 검색하다가 좋은 자료 발견했네요. 잘보고갑니다.감사합니다^^
    김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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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
    발제
    담아 갑니다.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
    피터
    발제가 무엇인지 몰라서 찾아보다가 이 글을 발견했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좋은 정보 및 참고 자료가 될 것 같네요.
    발제
    담아 가겠습니다!! 좋은 지식 알아갑니다~
    유빈
    담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만
    감사합니다. 마침 발제자로 선정되어 발제해야 하는데...발제의 기본을 배우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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