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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미국 민주적 사회주의자들 약진의 원동력은 ‘조직화’

경향신문에 2020년 11월 10일 기고된 글입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2011100300045
by 강남규 posted Nov 11, 2020 Views 41 Likes 0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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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은 지난 며칠간 조마조마한 마음이었겠지만 진작 경선에서 탈락한 버니 샌더스는 오히려 편안한 마음이었을 것 같다. 대통령 선거 개표가 지지부진한 동안 함께 실시된 연방 상·하원, 주 의회 등 각급 선거는 속속 결과가 나왔고, 많은 급진적 진보주의자들이 당선됐기 때문이다. 홀로 의회에서 분투했던 민주적 사회주의자 샌더스는 선거를 치를 때마다 하나둘씩 든든한 동료들을 얻고 있다.

 

그 중심에 ‘미국 민주적 사회주의자(DSA)’ 그룹이 있다. 이미 2년 전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AOC)와 라시다 탈리브를 연방 하원에 진출시킨 이 그룹은 이번 선거에서 두 사람(코리 부시·자말 보먼)을 더 진출시켰다. 고작 두 사람 갖고 호들갑이냐고? 미국에서 사회주의자를 표명한 신인 정치인들이 각각 당내 10선·16선의 거물들을 물리치고 후보가 되어 승리했다는 점은 언제까지고 놀라운 일이다.

 

주 단위의 성과는 더 뚜렷하다. DSA 회원 25명이 주 상·하원을 비롯한 다양한 공직에 출마해 15명이 당선됐다. 주별로 의제에 관한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에서도 DSA는 상당한 성취를 얻었다. 플로리다주에서는 2026년까지 최저시급을 현행 8.5달러에서 15달러로 인상하는 주민투표를 실시했는데, DSA는 이 투표를 알리는 캠페인에 뛰어들어 60%의 찬성률로 관철시켰다. 바이든이 패배한 플로리다에서 사회주의자들은 이긴 셈이다. 이외에도 오리건주 포틀랜드시에서는 3~4세 어린이집을 무상으로 하는 주민투표를, 메인주 포틀랜드시에서는 월세 인상률을 제한하는 주민투표를 통과시켰다.

 

 

The democratic socialist revolution comes to a crossroads - CNNPolitics

출처 : CNN

 

이 급진적인 젊은이들이 어떻게 의회 진출에 성공하고 급진적인 제안들을 관철시키고 있는 걸까. 이들이 버릇처럼 내뱉는 말이 그들의 방법론이다. ‘조직(organize)’하는 것이다. DSA는 신앙처럼 이 말을 섬긴다. 이들은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행사를 열거나 낯선 이의 집 문을 두드리고, 거기서 사람들을 조직한다. 스스로를 ‘조직가’라고 소개하기도 했던 AOC의 말은 DSA의 강령 그 자체다. “어디든 장소를 잡고, 목소리를 높여 말하라. 문을 열어두고, 다른 사람들을 데려오라.” 디지털 네이티브인 이들은 아날로그에서 더 치열하다.

 

선거운동조차 이들에겐 효과적인 조직화를 위한 계기일 뿐이다. 샌더스의 선거운동을 통해 만난 진보적인 사람들을 DSA로 가입시키는 게 그들의 중요한 과제라고 DSA는 자평한다. 그들의 과제 달성률은 숫자가 보여준다. 2015년 5000명에 불과했던 회원 수는 2016년 샌더스 선거운동 때 3만명으로 폭증하더니, 2018년 AOC 당선 직후 5만명으로 늘었다. 2020년 11월 현재 그들은 8만명의 조직가를 보유했다. 2016년 이들의 지역 조직은 15개뿐이었지만 지금은 231개의 지역 조직이 전국에서 사람들을 모으고 있다.

이들을 끊임없이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 미셸 골드버그는 ‘밀레니얼 사회주의자들이 온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DSA를 취재하고 이렇게 적었다. “DSA의 젊은이들은 분석으로 트럼프라는 재앙을 이해하므로 희망을 잃지 않는다. … 스스로를 현재의 재앙을 피하려 애쓰는 존재로 이해하기보다는 수십년 안에 그들이 살고 싶은 세상을 만드는 존재로 이해한다.” 살고 싶은 세상이 있고 그것을 스스로 만들 수 있다고 믿으니 이들은 지치지 않는다. 그렇다. 냉정한 분석과 강렬한 소망이 있는 곳에 냉소는 싹틀 틈이 없다. 그리고 냉소하지 않는 사람들은 성취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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