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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논문

문화산업, 아마추어 웹툰 작가, 노동... 그 이후

by 박범기 posted Sep 27, 2016 Views 362 Likes 0 Replies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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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생각해봐도 김성윤(문화사회연구소 소장) 은 나쁜 사람이다. 자기가 발표했던 자리에 대한 후기를 스스로 쓰라고 하다니. 스스로 정리도 할 겸 그렇게 하는 편이 좋겠다고 꼬일 때, 그건 아닌 것 같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어야 했다. 그랬다면 이러한 곤경을 겪지 않았겠지.

 

“지난 9월 22일 목요일 저녁, 필름포럼 세미나실에서 문화사회연구소 월례발표회가 있었다. <문화산업, 아마추어 웹툰 작가, 노동 : 웹툰 작가를 지망하는 아마추어 웹툰 작가들의 자발적 노동에 대한 분석> 이라는 제목의 발표였다. 발표자는 문화사회연구소 연구원 박범기였다. 이날 행사는 문화사회연구소 하반기 월례발표회의 일환이다. 문화사회연구소 하반기 월례발표회는 <문화산업의 새로운 축적논리와 주체형태>라는 주제 아래, 문화산업을 둘러싼 지형의 변화와 주체화 양식에 대해 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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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쓰고 나니, 정말이지 더 쓸 말이 없다. 발표를 마친 이후에 떠올랐던 흐릿한 느낌들에 대해서 써야할까? 그때 나는 이런 저런 생각들을 했었다. 나는 왜 이리 사람들 앞에만 서면 긴장을 하는 걸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하기는 한 걸까. 왜 이렇게 내 원고에는 중언부언이 많은 걸까. 그래서 내 발표는 청중들에게 제대로 전달이 되었을까. 나는 발표만 하면 되었는데, 왜 굳이 진행도 하려 했던걸까. 등등. 이건 개인적인 느낌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 글에는 부적합한 내용들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써야 할까.

 

우선 내가 그날 했던 발표 내용을 다시 정리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날의 발표원고는 지난 8월에 나온 나의 석사학위 논문(박범기, 「아마추어 웹툰 작가의 생산 노동의 성격에 대한 연구 : 네이버 <베스트 도전> 연재 작가를 중심으로」, 중앙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16)을 요약한 것이다. 나는 아마추어 웹툰 작가들의 노동의 성격 및 의의에 대해 기술한 부분들을 중심으로 원고를 다시 썼다. 그것이 내 논문의 핵심 내용이기 때문이다. 아마추어 웹툰 작가들이 자발적인 무불노동을 수행하는데, 그 과정에서 이들이 여러 층위에서의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 즐거움의 성격에 대해 논의하는 장의 내용을 중심으로 원고를 썼다. 사실, 이 부분은 예술노동 일반의 특징이기도 하다. 그 점에서 아마추어 웹툰 작가들이 지니는 고유한 노동의 특징을 부각시키기 어려웠다. 이 점에 대해서 조금 더 충분히 설명을 필요했다는 생각이 뒤늦게 든다.

 

50여 분간의 발표를 마치고, 50여 분 동안 플로워 토론을 이어나갔다. 아마추어 웹툰 작가들을 비롯하여 개인의 참여를 극대화 시키고, 그것을 바탕으로 콘텐츠를 늘려 정보자본기업이 수취하는 형태가 최근의 경향이라 말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이 기억에 남는다. 나를 비롯하여 연구소에서는 이러한 경향이 문화산업의 축적 구조의 변화라고 본다. 하지만 그것이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걸쳐 존재했던 흐름의 변주에 불과하다고 볼 여지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추후에 이에 대해 조금 더 정교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간단하게 말하겠다. 개인들이 여러 형태로 “상품”이라 말할 수 있는 구체적인 문화 콘텐츠들을 생산하고, 정보자본기업이 이를 상품화하기 용이해진 상황이 되었다. 이 점에서 새로운 경향이라 말할 수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이 밖에, 문화예술 영역 전반의 노동 문제에 대해 이런저런 말들이 오고 갔다. 무엇보다, 문화예술 영역의 노동자들에 대한 실태조사가 필요한 것 같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예술노동의 경우 파편화 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예술노동의 불안정성에 대한 이야기도 오고갔다. 그렇다면 해결방안이 무엇이냐? 라는 질문도 나왔다. 정말 답할 수 없는 질문이라 생각한다. 단순히 노동의 문제 뿐 아니라, 사회 구조적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기본소득에 대한 얘기까지 얼핏 나왔었지만, 기본소득은 단순히 문화예술계에 종사하는 이들만을 위한 해결방법은 아닌 것 같다.

 

이 정도의 논의가 오고 갔다. 발표자는 나였지만, 도리어 그 자리에서 내가 가장 많이 배운 것 같다. 원고는 다시 수정하여 『말과활』 겨울호에 실릴 예정이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지만, 이후에도 관심을 부탁드리고 싶다.

Comment '1'
  • profile
    김성윤 2016.09.29 16:17
    귀가 왜 가려운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글 잘 봤음ㅋㅋ

    지난번 세미나 때도 이야기 나온 적이 있지만, 새로운 게 출현했다는 것과 주변적이었던 게 중심적이게 됐다는 건 작지만 중대한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둘 중에 어떤 출발점이 새로운 것과 익숙한 것 사이의 변별을 더 명료하게 해줄지는 불 보듯 뻔할 것 같고.
    그렇게 본다면, "조금 더 정교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했을 때, 문화산업에 대한 역사적 분석과 노동 문제에 대한 '객관적' 접근의 중요성이 되돌아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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