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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문화사회연구소

에세이

현장에 연구자의 몸을!

이 글은 문화연대 뉴스레터 문화빵에 실린 글입니다.
http://www.culturalaction.org/culturebbang/?p=599
by 최혁규 posted Jul 21, 2016 Views 177 Likes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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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에서 진행중인 세미나가 마지막 회차를 앞두고 있다. 이름하여 ‘문화연구 심화 세미나: 질적 연구방법론’. 현장연구를 위한 문화연구 세미나를 입문-심화의 연속적인 과정으로 기획한 후, 작년 9월에 ‘문화연구 입문 세미나: 현장연구 편’이라는 입문 세미나를, 그리고 이번 4월에 심화 세미나를 진행했으니 대략 10개월 간 진행한 셈이다. 사후적으로 새롭게 이름을 붙여보자면 ‘연구자 몸 만들기 프로젝트’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조금 더 첨언하면, 현장연구를 위한 이론적·방법론적 연장들을 몸에 익히는 시간이었다.

 

각 세미나는 15~20명 정도의 정원으로 진행되었고, 입문부터 심화까지 계속 함께 했던 인원은 5명 정도이다. 대학원생, 학부생, 활동가, 개발자, 예술가, 사회복지사뿐만이 아니라 기성 연구자도 참여했던 이 세미나는 종래의 문화이론과 현장 연구방법을 학습하면서 각자 자신의 현장에서 직면한 문제들을 연구 대상으로 삼아 비판적으로 접근하고 체계적으로 풀어갈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했다. 각기 다른 현장에 위치하고 있었던 사람들이 모인 만큼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도, 사용하는 언어도 서로 달랐지만, 공통으로 학습한 이론과 방법을 자원으로 삼아 서로의 문제의식에 대해 토론하고 이를 연구할 수 있는 방법들을 함께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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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에서 문화연구 세미나를 진행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기존에도 매년 문화연구 세미나를 진행하며 문화연구의 역사와 기초 이론들을 중심으로 학습 모임을 지속적으로 운영했다. 하지만 문화이론 혹은 문화연구의 정치적 기획이 시효가 다 한 듯한 현재의 국면에서 연구소의 전반적인 연구활동 방향을 정비할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제작년 말과 작년 초에 걸쳐 연구소 전반을 새롭게 디자인하기 위한 많은 논의가 오고 갔다. 이 과정에서 기존 연구소의 세미나를 새롭게 개조해야 된다면, 비판 이론의 학습만이 아닌 각자 자신의 현장에서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도구를 쥐어주는 교육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말이 오고갔다.

 

그래서 기존의 ‘비판적 의식 기르기’에 주력했던 세미나는 ‘연구자 몸 만들기 프로젝트’와 병행하게 되었다. 이는 비판적 의식을 기를 수 있는 이론 학습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일정 정도는 이론 편향적 학습 방식을 넘어서기 위해서) 자신의 위치한 현장에서 문제를 발견할 수 있는 사고법, 그리고 이를 풀어갈 수 있는 연장들을 습득할 수 있는, 즉 연구자의 몸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하는 시도였다. 그래서 기초적인 문화 이론을 학습하는 입문 과정과, 이론에 근거를 두고 연구기술을 익히는 과정인 연구방법 과정으로 나눠 이번 세미나를 기획하고 진행했다. (연구소 자체 인원으로는 실행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동료 연구자의 도움으로 세미나를 꾸려갔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미나를 재개한다고 했을 때 우려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문화연구의 역사적 과정을 잘 알고 있는 혹자는 “아직도 문화연구 타령이야?”라고 의아해 할 수도 있을 테고, 또는 실용적 입장에 서서 “이제는 문화이론이 아닌 문화정책을 연구해야지”라고 훈수를 둘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물론 아직 세미나가 종료된 상황이 아닌 데다 당장 눈 앞에 결과물이 나오는 활동도 아니기 때문에 ‘연구자 몸 만들기 프로젝트’의 성과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현장에서 활동하고 연구한다는 것은 선한 의지만으로 그리고 비판이론을 머리에 탑재하는 것만으로는 요원한 일이니, 이 간극을 메울 수 있는 지속적인 실천이 필요할 것이다.

Comment '6'
  • profile
    김성윤 2016.07.21 15:11
    오호, 잘 읽었음! 이건 이번에 새로 쓴 글임?
  • profile
    최혁규 2016.07.21 15:16
    그때 문화빵 글 ㅎㅎ
  • profile
    2016.07.21 22:44

    분명 현장의 경험을 통용 가능하게 언어화한다는 것은 활동가들에게 해결해야 문제인 듯. 그리고 그러한 경험의 언어화가 문화연구의 초기 고민과 맞닿아 있다는 생각도 들고. 

  • profile
    재은 2016.08.22 03:02
    현장에 연구자의 몸을 둔다기보다, 현장의 몸에 연구자의 시각을 더하는 게 더 말이 되지 않을지.... 잘못하면, 몸 만들기보다 머리만 커지는 수가 있지 않습니까...?
  • profile
    최혁규 2016.09.13 21:11
    댓글을 늦게 봤어요! 사실 저도 쓰면서 좀 헷깔렸는데, 말씀하신 거 보니까 더 헷깔리네요 ㅎㅎ 기존의 이론학습이 비판의식 가득하게 머리만 커지는 게 아닌가 하는 문제 의식이 있어서, 실천의 차원에서 자기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방안을 구상하고 공통의 언어로 풀어갈 수 있는 도구와 연장들을 습득하고 연마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였습니다! 저도 그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조금 더 고민을 해봐야 할 듯 하네요.
  • profile
    재은 2016.11.14 04:12
    1. 문제 설정 (무엇이 문제라고 인지하는 작업. 몸의 불편함을 언어화하기)
    2. 현황 묘사와 파악
    3. 현황들이 제기하는 쟁점 분류.
    4. 쟁점마다 따져보면서, 실천적으로 가장 문제적인 지점에 대한 연구자 입장 성찰(포지셔닝의 특이성에서 나오는 지식의 지향성에 대한 현상학적 이해. 즉 몸에다가 눈을 붙이기)
    5. (상호)주관적인 언어'들'로 공통의 것을 사유하기(자체가 해방의 실천이 될 수 있을지는 나도 아직 몰라요)
    6. 현장의 앎을 갱신하기.
    7. 그러면 대안은 하나씩 하나씩, 다시 몸으로 살면서 몸의 이야기를 잘 듣기.

    활동가의 몸(혹은 영혼의 메시지)과 머리(연구자적 정체성)의 통합적 인식... (아아, 융 심리학을 좀더 공부해서 써먹고 싶은데...)에 대한 뭔가 구도를 그려보고 싶은데, 나도 뭔지는 잘 모르겠어요. 박사논문 다 쓰고 나면 감이 좀 오려나.

    시차를 두고 천천히 얘기하는 것도 재미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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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호, 잘 읽었음! 이건 이번에 새로 쓴 글임?
    분명 현장의 경험을 통용 가능하게 언어화한다는 것은 활동가들에게 해결해야 문제인 듯. 그리고 그러한 경험의 언어화가 문화연구의 초기 고민과 맞닿아 있다는 생각도 들고. 
    현장에 연구자의 몸을 둔다기보다, 현장의 몸에 연구자의 시각을 더하는 게 더 말이 되지 않을지.... 잘못하면, 몸 만들기보다 머리만 커지는 수가 있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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