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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야민, 그리고 역사철학테제에 관해 묻기

posted Dec 21, 2018 Views 825

여러분께 곧 있을 벤야민의 역사철학테제 강좌에 대해 어떻게 하면 더 친절히 안내드릴 수 있을까 하다가 강의를 맡아주신 한상원 선생님께 직접 질문을 드려봤습니다. 강의 스타일도 궁금하고 수강하실 분들에게 어떤 기대를 하고 계신지도 궁금하잖아요. 덤으로 사심 섞어서ㅋ 아도르노와 벤야민, 벤야민의 현재성, 그리고 연구 주제에 대한 동정도 여쭤봤습니다. 역사철학테제의 의미와 시사점을 이해할 좋은 안내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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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선 문화사회연구소 강좌에 흔쾌히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평상시 인품도 소탈하시고 젠틀하셔서 저희도 기대가 많습니다. 실제 강의 스타일은 어떠실지 궁금해요.

 

앗 제가 그렇습니까? 감사합니다. :)
제 강의는 좀 평가가 극적으로 엇갈리는데요. 어떤 분들은 좋아해주시고 어떤 분들은 굉장히 힘들어 하세요.
주로 강의 때 내용에 열중하다보니까 굉장히 심취하는 편인데요. 그래서 흥미롭게 봐주시는 분들도 있지만, 또 짧은 시간동안 굉장히 많은 내용을 전달해드리고자 하는 욕심도 커서 힘들어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이번 강의는 주로 강독수업인데, 어려운 개념들을 쉽고 풍부하게 소개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희망해봅니다.

 


2. 아도르노로 박사학위논문을 쓰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벤야민 관련 저서[1]를 내셨던 것도 그렇고 강좌 주제로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아도르노에서 벤야민으로 관심이 이동한 맥락이랄까요?

 

'아도르노에서 벤야민으로'라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제 머릿속에서 아도르노와 벤야민은 대립하는 사상가가 아니거든요.
물론 둘은 서로 다른 지향점과 철학적 방법론을 가지고 있었지만, 동시에 많은 점을 공유하고 있다고 봅니다.
아도르노와 벤야민은 서로 다른 매력을 가진 이론가들인데, 그래서 저도 이 둘을 읽을 때 각기 다른 부분을 보고자 합니다.
저에게 벤야민은 역사와 시간의 철학자입니다. 벤야민의 모든 문화비평, 예술이론, 심지어 신학과 (언어) 형이상학까지도 그 안에는 역사성에 대한 성찰이 녹아 있는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그가 자신의 유년기를 돌아보는 글을 자주 쓰는 것과 역사철학 사이에는 별다른 유비가 보이지 않는 것 같지만, 조금만 살펴보면 그가 자신의 유년기를 회고하면서 '인류의 유년기'에 관한 성찰을 끄집어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지요. 즉 벤야민은 과거의 의미를 누구보다 예민하게 고민했던 철학자였습니다.
반면 아도르노에게 발견하고자 하는 것은 제가 '구성적 부정성'이라고 즐겨 부르는, 변증법적 사유가 가진 반성의 힘입니다. 
아도르노는 계몽적 주체를 비판한 것으로 유명하지만, 동시에 그는 결코 계몽과 (사유하는) 주체의 이상을 버리지 않았어요. 
현대 사회의 내적 부정성을 인식하고 비판적으로 사유할 수 있는 주체에 대한 계몽적 이상을 포기해버리면, 야만으로 전락한 현대 사회에 대해 순응하는 길밖에 남지 않는다고 본 것이죠.
사회적 불안정과 위기가 초래한 민주주의의 위협 속에서 다시 아도르노적인 현대 사회 분석을 보는 것도 여전히 저의 관심사중 하나입니다.

 

 

 


3. 최근 시점에서 벤야민 연구가 중요한 이유가 있다고 보시는 것 같은데요. 어떤 시사점을 제시한다고 볼 수 있을까요?

 

말씀드렸다시피 저의 벤야민 연구에서의 주된 관심은 역사적 과거를 이해하는 관점입니다. 벤야민의 용어대로 표현하자면 과거를 '현재화'하는 것이죠.
그것의 의미는 여러가지인데요. 과거를 상기하자, 과거의 잠재력을 복원하자, 과거의 고통을 인식하자 등등.
그런데 제가 보기에 중요한 것은, 현재의 정치적 사건들과 투쟁들 속에서 과거에 대한 무언의 기억이 차지하는 역할입니다.
즉 과거를 둘러싼 해석이 어떻게 현재의 정치지형들의 형성에 복합적 영향을 주는가 (말하자면 과거는 어떻게 현재 속에 '중층(과잉)결정'되는가) 하는 것이 중요한 물음인 것이죠.
이점은 특히 박근혜 정부 시절 역사의 반복과 탈출이라는 벤야민적인 메타포에 관해 깊이 고민하면서 가졌던 생각들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고민끝에 나온 책이 저의 저서 <앙겔루스 노부스의 시선>입니다. 본 강의때 이 부분에 대해서 더 말씀 드리겠습니다.

 


4. 최근 연구 중이신 주제나 작업도 기대가 됩니다. 어떤 방향성과 전망을 갖고 계신지도요.

 

그동안 맑스, 아도르노, 벤야민 등 사상가들의 텍스트 해석과 관련된 논문들을 주로 써왔는데, 최근에는 현실적인 주제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주로 맑스주의와 포스트 맑스주의 정치철학들을 중심에 놓고 현실적 정치철학 쟁점들을 연구해보는 게 당분간 저의 최대 관심일듯 합니다.
올해는 (아도르노 관점에서 보는) 반지성주의의 문제, (맑스의 관점에서 보는) 난민과 국제주의, 그리고 혐오발언 규제논쟁과 (발리바르, 랑시에르 관점에서의) 인권의 정치 등의 키워드로 글을 썼고요.
라클라우, 무페의 '좌익 포퓰리즘' 이론과 관련해서도 글을 쓸 예정입니다.
조금 고전적인 홉스, 스피노자, 헤겔 정치철학에 대해서도 관심이 있는데요. 아마 연구성과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습니다.
아도르노와 벤야민 연구 관련해서는 미학적 범주들이 갖는 정치적 성격에 관한 고민들이 저의 관심사입니다.
(말하고 나니 너무 많네요. 제가 이걸 다 할 수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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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강좌계획을 보면 강독이 4분의 3을 차지하던데요. 그렇게 짜신 이유가 무엇일까요? 끝으로 수강생분들에게 당부 말씀 있으시다면 부탁드립니다.

 

벤야민의 <역사의 개념에 관하여(역사철학 테제)>는 짧지만 매우 압축적인 글입니다. 문장에 등장하는 다양한 철학적, 신학적, 미학적, 법학적 개념들과 은유들을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4번의 강의 중 3번은 이 <역사철학테제> 전체를 함께 읽는 강독과 세미나를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이렇게 짠 것은 여타의 사상가에 대한 입문 강의들은 굉장히 많은 반면, 인문학 독자나 수강생분들이 그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는 반성 때문입니다.
직접 텍스트를 읽고 그 의미에 관해 함께 토론해보는 자리는 매우 드물고, 사실 대부분의 텍스트들이 난해해서 그런 수업이 이뤄지기도 쉽지 않습니다.
<역사철학테제>는 3주 정도에 끝까지 읽을 수 있는 짧은 글이지만, 비전공자가 혼자 읽기엔 부담이 큽니다. 그 안에 매우 복잡한 벤야민 사유의 짜임관계가 녹아 있기 때문이죠.
저는 본 강의는 이런 벤야민 사유의 짜임관계를 공동체적으로 함께 찾아나가는 수업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그래서 수강생분들께서도 미리 교재를 읽어오시고, 질문거리도 미리 생각해주신다면 훨씬 풍성한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강좌에 대한 보다 자세한 안내는 여기를 참조해주세요 :)
http://www.kccs.or.kr/notice_academy/130101

Notes

  1. 한상원, 『앙겔루스 노부스의 시선 : 아우구스티누스, 맑스, 벤야민. 역사철학과 세속화에 관한 성찰』, 에디투스, 2018;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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