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삼 '공과 사'의 구분을 지양하는...

2008.11.30 18:10

윤삼 조회 수:6166

지젝 글을 보다가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 사이의 구별법을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어서 발췌/번역해서 올려봅니다(이것도 한 시간이나 걸리네 ㅡㅡ;). 다음과 같습니다.

p_081131.jpg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동안 자유와 평등, 혹은 개인성과 공공성 같은 개념들이 자유주의 이데올로기에 의해 서로 분리된 개념처럼 쓰이게 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칸트의 구분법에서 보듯이 애초의 시작에서는 자유주의적 구분 같은 것은 없었던 것이죠.

오히려 지금 우리에게는 사적이고 개인적인 것이란 질서에 대한 동일화라는 것, 보편적인 것이란 그러한 동일성을 넘어서는 어떤 것이라는 사유가 요청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헤겔이 <법철학>에서 1차적 보편성으로서 대면 집단과의 동일화, 2차적 보편성을 '민족-국가'와의 동일화라고 말했던 바로 그러한 구도인 것이죠.

물론 지금 우리가 헤겔이나 칸트의 말을 곧이 곧대로 가져다 쓸 필요는 없습니다. 칸트의 공적인 것이라는 개념도 명시적으로는 동일화에 대한 거부로 해석될 수도 있겠지만 현재 정세에서 보자면 글로벌한 상층회로의 세계시민주의에 대한 동일화로 귀결할 현실적 위험성도 배제할 수만은 없겠지요(헤겔에게 민족이 그런 위험성이 있듯 말입니다). 어쨌든, 그들이 우리에게 암묵적으로 제안하고 있는 어떤 사유의 형식에 대해서는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왜 우리는 그동안 자유와 평등, 특수와 보편, 사적인 것과 공적인 것, 개인성과 공공성 등을 대립적인 것이라고만 생각해왔을까요. 물론 그동안 적지않은 현명한 분들께서 그런 생각들로부터 벗어나고자 많은 노력을 해왔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그런 구분을 한정시켜왔던) 자유주의 이데올로기로부터 쉽사리 벗어나지 못한 측면들도 있었죠. (이 문제는 언젠가 기회가 되면 새로 포스팅을 하도록 하지요 ^^)

이제 운동의 측면에서 생각해보자면, 새로운 방식의 개념틀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보입니다. 보편성에 대한 새로운 사유를 시작하는 바로 그 지점인 것이죠. 자유가 자유주의로 귀결되지 않기 위해 그 안에 공공성 개념이 스며들어 있고, 공공성이 전체주의로 귀결되지 않기 위해 그 안에 특이성 개념이 스며들어 있는 그런 지평 말입니다. 확실히 우리는 어떤 새로운 지평을 열어야 할 그런 장소에 서 있는 것 같습니다.

  1. [2009/03/23] '매춘'이라는 말 - 햅.님과 와라님의 대화와 관련해서... *6 by 윤삼 (6607)
  2. [2010/06/19] 다중지성의정원 3분학기 강좌를 소개합니다. 6월 28일 개강 ! by 다중지성의정원 (4463)
  3. [2009/12/02] 정치적 의식 없는 청년들의 무의식 *2 by 김성윤 (10322)
  4. [2010/01/03] 국가없는 시대의 국가론 by 지젝 (4504)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