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삼 '연예인은 공인이다'의 숨은 논리
2009.09.24 11:51
| '연예인은 공인이다'의 숨은 논리 | |||||||||||
| [연재] 2PM 박재범 사태로 본 대중문화와 한국사회 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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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의 시간이 흘렀지만, 2PM 박재범 사태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복합적인 후폭풍을 겪으며 박재범 사태는 단순히 한 아이돌 스타의 스캔들을 넘어서는 사회 문화적 의미를 획득하고 있다. 대중 내부의 폭력 논쟁을 일으켰고, 미디어 권력의 속성이 폭로되기도 했고, 팬덤 문화의 진화를 보여주는 사건이 되어가고 있기도 하다. <미디어스>는 총 6차례에 걸쳐 "2PM 박재범 사태로 본 대중문화와 한국사회"의 연재를 시작한다. 박재범 사태를 관통하는 문제의식들을 총망라하는 이번 기획은 <미디어스>에 새로운 필진으로 합류한 문화사회연구소 김성윤 연구원이 감수해줬다. 한 개인의 문제가 사회 전체를 비추는 열쇠구멍이 되는 일은 흔한 일이 아니다. 박재범이라는 열쇠구멍에 비춰 진 대중문화와 한국사회 모습을 확인하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 <편집자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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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is gay … I hate koreans. 이 몇 마디 말은 파장이 매우 컸다. 한국 같이 민족주의 정서가 강한 나라에서 대중적인 스타가 한국과 한국인 그리고 한국문화를 비판했으니 그만큼 반발심도 거셌다. 사람들 사이에 많은 말들이 오가고 있다. ‘재미교포 출신이 한국을 비하하다니 한국을 배신하는 거 아닌가?’ 다른 나라에서라면 뉴스거리도 되지 않았을 것이다. 혹은 뉴스가 되더라도 단순한 연예뉴스에 머물렀을 것이다. 그런데 이 몇 마디가 사회적인 이슈로 자리 잡았다. 미디어들의 경쟁적인 보도와 네티즌들의 애국주의적 광기, 그리고 뒤이은 사회적 반성 속에서 이 문제는 점점 확대재생산되고 있다. 장관 후보자의 비리 의혹이나 신종플루의 위력적인 공포보다도 사회적으로 더 중요한 문제가 된 것이다. 이렇게 사태가 증폭된 출발점에는 아주 단순한 논리가 자리 잡고 있다. ‘연예인은 공인’이라는 것이다. 연예인은 사회문화적으로 추앙받고 있고, 돈도 많이 벌고, 대중적인 파급력도 큰 사람들이기 때문에 마땅히 공인으로서의 본분을 지켜야 한다는 논리다. 그래서 한국 사회에서는 연예인 관련 뉴스가 연예면이 아니라 사회면을 장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무개가 마약에 손을 댔다, 아무개가 자살했다, 아무개가 폭행사건에 연루됐다, 또 아무개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해 비판적인 발언을 했다… 등등. 연예인에 대한 대중적 애정이 클수록 사회적 관심도 클 수밖에 없다. 불과 몇 년 전, 재미교포 출신 가수 유승준이 군대에 꼭 갖다오겠다고 하고선 정작 이중국적을 빌미로 병역을 면제받은 사실이 들통 나자, 한국 사회는 비정상적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떠들썩했다. 공인이 거짓말했다. 공인이 군대에 안 갔다. 그리하여 그는 결국 한국 입국 금지라는 초유의 징계를 받게 되었다. 유승준의 경우에도, 이번 박재범의 경우에도, 공통된 전제는 언제나 ‘연예인=공인’이라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그들의 사생활은 보호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간혹 자신의 사생활 노출을 꺼려하는 연예인이 있을 경우에는, ‘신비주의’라 하면서 오히려 신기해하는 것이 상식으로 자리 잡혀 있다. 실로 한국사회에서 연예인은 ‘공인 담론’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가 없다. 연예인이 공인이라는 담론은 모든 이가 공인이라는 것을 은폐하기 위한 것 풍토 자체가 이렇다보니 적지 않은 사람들은 사적 개인으로서 연예인의 사생활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심지어 최근의 팬덤문화도 (일부 10대팬들의 ‘사생활팬덤’을 제외한다면) 자신이 선망하는 스타의 사생활을 옹호하는 쪽으로 사랑의 방식을 택하고 있다. ‘내 남자의 비즈니스’를 보호하는 것이 진정한 ‘팬질’의 덕목인 것처럼 여기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연예산업 관련 종사자들도 자유주의 이념에 기반하여 연예인은 ‘공적 공간에서 활동하는 사적 개인일 뿐’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나로서는, 이런 식의 대응논리가 ‘연예인=공인’ 담론이 지배하는 한국사회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공적 개인과 사적 개인을 구분하는 이분법이 의도치 않게 가져오는 효과 때문이다. 우리가 연예인을 향해 공인이냐 사인이냐를 논하는 순간, 논란의 초점은 바로 그 연예인으로 맞춰지게 된다. 그렇게 되면 연예인이 아닌 또 다른 ‘누군가’는 사회적 관심과 초점으로부터 일정 정도 벗어날 수 있는 이점을 취할 수 있게 된다. 여기서 적어도 두 가지 난점이 발생한다. 우선, 연예인이 아닌 다른 공인들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게 된다. 철학자 보드리야르는 ‘디즈니랜드는 미국 자체가 디즈니랜드라는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쓴 적이 있는데, 한국 사회에서는 연예인이 바로 그런 기능을 한다. 연예인을 공인으로 삼고 그가 자신의 본분을 다했는지를 따지는 동안, 정말로 공인이라 할 수 있는 정치인이나 기업가들이 본분을 다했는지에 관한 문제는 공중으로 사라진다. 예컨대, 장관 후보자가 부동산 투기를 위해 위장으로 전입했다든지, 대기업 후계자가 기업 승계를 위해 편법으로 기업자산을 상속받았다든지 하는 문제들이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것이다. 진짜 공인에 대한 관심은 공중으로 ... 두 번째 문제는 첫 번째 이상으로 심각할 수 있다. 연예인을 공인으로 위치시킴으로써 대중들 자신이 공인된 본분으로부터 상상적인 면책을 얻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공인이라는 허울을 뒤집어씌우면 상대적으로 그런 말과 행동을 취한 자기 자신은 자유를 얻게 된다. 현대의 한국사회가 참여민주주의를 주된 덕목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이러한 효과는 매우 좋지 않다. 정치인이나 기업인을 감시하고 소환할 권리와 의무로부터 면제된다는 것은 한국의 대중들이 더 이상 공적 개인이 아니라는 점을 의미할 뿐이다. 요컨대 누군가를 향해 공인임을 강조하면 할수록 마치 자기 자신은 공인이 아닌 것 같은 환상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왜 박재범이 지극히 사적인 공간에서 쓴 글이 사회적 비화로까지 불거진 것일까? 중립적인 용어로 말하자면, 이것은 한국사회가 가진 특수성 때문일 것이다. 연예인을 비롯한 유명인(celebrity)에게 문화적으로 너무나 많이 의존하는 경향 말이다. 이것은 한국 사회와 대중문화가 전세계적으로 봤을 때 그만큼 이례적이고 비정상적이며 또한 취약하다는 사실을 말해줄 뿐이다. 연예인은 물론 공인이다. 나로서는 이 논리를 거부할 의사도 없고 대항논리도 알지 못한다. 그러나 연예인이 공인인 것은 우리 모두가 공인인 한에서만 그러할 뿐이다. 나는 묻고 싶다. 박재범에게 공인으로서의 책무를 요구하는 동안, 우리 자신은 그 책무를 충실히 수행했었는지 말이다. 굳어진 습관을 바꾸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박재범을 통해 스타와 팬의 문제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의 모습도 비추어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 싣는 순서> ① ‘연예인은 공인이다’의 숨은 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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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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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2009.10.0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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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윤
2009.10.04 13:50
글 자체가 사실은 일본 한류팬들을 주요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깊은 이야기까지는 어려웠네요. 문제는 '공리주의적 개인'이라는 문제설정을 어떻게 깰 것인가 하는 데 있을텐데,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사유의 자원은 물론이고 새로운 상상력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매우 어려운 작업일 거예요. 어떤 과정을 거치느냐, 어떤 표현을 쓰느냐에 따라 무수한 오해와 편견들이 작동하는 문제니까요. 언제 기회가 된다면 님께서 그에 대한 고견을 올려주시면 좋겠습니다. ^^








언론에 공개될 만한 실익, 즉 요즘 대두되는 중요이론 중의 하나인 '공익성'존재 여부를 토대로 공개/비공개 여부를
결정지어야 한다는 것,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사회적 위치 그 자체가 아니라는 것을 좀더 세부적으로
살펴주셨으면 더욱 멋진 기사가 될 수 있지 않았을까..생각해 봅니다.